[글로벌비지니스매너/의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하며. 오른쪽과 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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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날입니다. 동시에 즐거운 날이기도 합니다.
오랜시간 단절되었던 남북관계에 4월의 봄처럼 온기가 불어오는 지금 이 순간이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길고 긴 겨울을 지나 마침내 찾아오는 봄날의 벚꽂축제처럼 지금 우리의 이 시작을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맘껏 즐기게 되길 바랍니다.
역사적인 남과북의 정상회담을 기념하여 의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가지 해보려 합니다.
국제회의나 행사는 무척이나 까다롭고 세심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런 준비과정을 통해 나오는 의전의 결과물을 일반인은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의전이 대중적으로 부각되는 경우는 의전이 실패하여 이슈가 되는 경우뿐이니 어쩌면 의전담당자들에게는 이런 대중의 지나침이 최고의 성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를 어디에 위치시킬 것인가"
의전에서의 핵심은 자리배치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권의 VIP들이 한공간에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각각의 인사들을 어느 위치에 안내하느냐는 민감한 문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리는 곧 서열이라는 의미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의전이 생겨나게 된 유래 역시 자리배치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항상 오른편을 좋은 위치로 여기고 자리배치를 해야합니다.
상석(오른편)에 위치해야하는 사람은 상급자, 연장자, 방문자(손님), 여자, 기혼 등 입니다.
반대로 상석의 옆(왼편)에 위치해야 하는 사람은 하급자, 연소자, 주인(호스트), 남자, 미혼 등입니다.
오늘 정상회담은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상을 보시면 문재인 대통령(주인)은 특별한 돌발 상황 때(의장대의 사열을 받기위해 이동)를 제외하고는 항상 김정은 위원장(방문자)을 본인의 오른편에 위치시킨 상태로 이동합니다. 의장대 사열을 받거나 의자에 앉을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자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맞이하는 주인이기 때문에 상석인 오른편을 내어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환영의전 중에 돌발상황이 발생 한 듯 보입니다.
두 정상이 의장대 사열을 받은 후 각 국의 수행단과 인사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수행단과의 인사가 끝나고 회담장으로 이동을 하려는 찰나 급작스럽게 단체 사진을 찍자는 제안을 문재인 대통령이 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사전에 약속된 사항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모두 밝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를 잡았는데 이 때 서있던 위치 상 자연스럽게 문재인대통령과 우리측 수행단이 오른편에 김정은위원장과 북측 수행단이 왼편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에 누군가가 옆에서 위치를 수정하려고 했던 제스처가 있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자리잡은 북측 수행단들이 번거롭게 이동해야 하는 것을 배려하고자 그대로 사진 촬영에 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의전 차원에서는 어긋난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문재인대통령의 순간 판단은 진정한 의전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추후 칼럼에서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의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사람의 수고로 완성되어 집니다. 우리와 가깝게는 결혼식이나 돌잔치부터 멀게는 각종 국제회의나 오늘같은 국가간 정상회담까지. 어떤 행사도 의전요소가 들어가 있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기업의전이나 단체의전을 담당하는 인력들은 행사와 참가인원들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충실히 수집하고 행사 당일의 여러 환경들을 점검한 후 의전계획을 수립하여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또한,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의전담당자의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응원을 해주는 문화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 : 글로벌매너컨설턴트 이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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